“안전자산 왕좌 교체 시작됐나”… 이란 전쟁에 비트코인 급등·금 약세 동시 포착

에픽 퓨리 작전 직후 금 온스당 5,464달러 돌파, 비트코인 6만3천달러 급락
3월 들어 흐름 역전, 비트코인 7% 상승·금 3% 이상 하락으로 격차 벌어져
JP모건·골드만삭스 “매크로 전이 메커니즘이 금 안전자산 수요 압도”

2월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대상으로 에픽 퓨리(Operation Epic Fury) 작전을 개시한 직후, 교과서대로라면 금이 오르고 비트코인이 내려야 했다. 실제로 공습 첫 순간은 정확히 그랬다. 금은 온스당 5,464달러까지 치솟았고, 비트코인은 6만3,000달러까지 3% 급락했다.

비트코인 안전자산 왕자 교체

그러나 이후 흐름은 예상을 완전히 뒤집었다. 3월 들어 비트코인은 약 7% 상승하며 7만1,000달러를 넘어선 반면, 금은 3% 이상 하락하며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수천 년간 전쟁과 위기의 피난처였던 금의 왕좌가 흔들리는 순간이었다.

공습 직후 교과서, 이후엔 반전

공습 발표 직후 글로벌 시장은 전형적인 안전자산 선호 패턴을 따랐다. 금과 은 가격이 장외시장에서 급등했고, 스위스 프랑·엔화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비트코인은 6만5,000달러에서 6만3,000달러선까지 밀리며 위험자산으로서의 본능을 드러냈다.

그러나 나흘이 지난 시점부터 판도가 달라졌다. 금은 전쟁 발발 이후 누적 기준 3% 하락했고, 은은 급등분을 대부분 반납하며 10.2% 내렸다. 비트코인은 초기 충격에서 벗어나 이달 들어 7% 이상 상승하며 금·원유·은 등 전통 전쟁 수혜 자산을 모두 제쳤다.

JP모건 “매크로 전이 메커니즘이 금을 눌렀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는 금 약세의 원인으로 ‘매크로 전이 메커니즘’을 지목했다. 전쟁 → 유가 급등 → 인플레이션 우려 → 금리 인하 기대 후퇴 → 달러 강세 → 금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연쇄반응이 안전자산 수요를 압도했다는 분석이다.

유가는 공습 직후 10% 급등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웠고, 이자가 없는 자산인 금의 매력은 고금리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게다가 증시 급락에 따른 마진콜 대응을 위해 투자자들이 금을 현금화하는 ‘역설적 매도’도 금 하락을 가속화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반면 비트코인은 공습 이후 레버리지 과열이 해소되고 숏 포지션이 청산되는 숏스퀴즈 국면이 형성되면서 반등 조건이 갖춰졌다. 특히 바이낸스 미결제약정이 연초 대비 25% 축소되며 과도한 레버리지가 정리된 것이 강한 반등의 발판이 됐다.

“디지털 금 논란, 이번엔 비트코인이 이겼다”

토큰포스트에 따르면 이란 전쟁 나흘째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금·원유를 제치고 위기 대체자산으로 부각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 디지털자산 발언, 현물 ETF 자금 유입 회복, 기관의 저점 매수 등이 맞물리면서 회복 탄력성이 극대화됐다.

특히 스트래티지는 전쟁 공포가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 오히려 2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비트코인 3,015개를 추가 매수했고, 고래 지갑에서도 3,000 BTC 이상의 추가 매수가 포착됐다. ‘전쟁은 물타기 좋은 찬스’라는 역발상 투자가 현실로 증명된 셈이다.

“왕좌 교체는 아직, 하지만 균열은 시작됐다”

시장 분석가들은 “비트코인이 이번 위기에서 금보다 더 강한 회복력을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단 한 번의 사건으로 수천 년간 쌓인 금의 안전자산 지위가 교체됐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반면 기관 자금의 비트코인 편입이 가속화되는 구조적 변화가 안전자산 지형에 균열을 내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란 전쟁 장기화 여부와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이 향후 비트코인과 금의 흐름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아서 헤이즈는 “전쟁이 장기화되면 연준이 전쟁 비용 조달을 위해 통화 공급을 늘릴 수밖에 없고, 이는 비트코인에 구조적 호재”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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